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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곳 롤리에도 3년 만에 눈이.....

by 으뜸밝 2025.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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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미국 LA에도 큰불이 나서 마음이 어수선한데
날씨 좋기로 소문난 이곳 NC 롤리에도 흔치 않게 밤사이 눈이 내렸다.
어려운 일들로 힘든 사람들이 많은 시기에 그저 좋아라할 수만은 없어도
큰 피해 앞에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는 기적 같은 일들이 많기를 기도해 본다.
 


딸이 처음 도착한 3년 전 겨울에 눈이 내린 후 처음이란다.
내가 경험한 이곳 첫눈은 우리네 기준으로 보면 정말 하찮은 정도였지만
눈이 온다는 예보에 비장한 표정으로 기름 넣고 마트 장부터 보느라 줄 서는
여기 사람들은 정말 많은 눈이 내려 놀라고 있는 느낌이었다.
얼마 전 우리 동네에 갑자기 함박눈처럼 내린 10cm 정도의 양이었다면 
이곳 사람들이 얼마나 당황할지 상상이 안 될 정도로 
나의 시점에서는 그야말로 엄살 그 자체다.
그래도... 장소가 어디든 눈 내리는 모습은 마음을 차분히 정화시켜 준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대부분 녹은 모습이었고
살짝 우박처럼 뭉쳐 내린 눈이어서인지 응달진 곳에선 살얼음처럼
미끄러운 정도였다.
포근한 날씨 덕에 비 오듯 눈 녹은 물듯이 뚝뚝 떨어지는 가운데
무성하게 커다란 나무들 가지에 살포시 얹어진 눈꽃들이 버티고 있는 풍경에서
어릴 적 카드 속 그림들의 추억이 소환되어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 시절 카드 속에는 미쿡 마을풍경들이 동화 속 세상 같았었는데,
지금 내 눈앞에서 그 멋진 풍경들이 직접 펼쳐져 있다니....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다..ㅋㅋ
 


눈이 내린 거리 구경도 할 겸.. 로마법을 따르려 장도 본다.
 


어수선한 때일수록 가족이 함께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막연한 걱정과 불안감으로 
마음 한켠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저 괜한 노파심이라고 치부해 버리면 그만이겠지만
잘 해내고 있을 거라는 믿음과는 별개로...
자식이 몇년 째 이 먼 곳에서 어떤 삶을 살아내고 있는지,
너무나도 평화롭고 안전한 환경 속에서
뚜벅뚜벅 멋지게 자기 길을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눈으로 보고서야 마음이 안정되니
어쩔 수 없이 노인이 되고 있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어쨌거나...
시간의 흐름을 잠시 멈춘 듯 평화로움을 즐긴다.
우리 동네 사람들에게 도저히 설명이 안 되는 이곳의 평화로움....
그렇다고 우리들 속의 자연인과는 또 다른 느낌...
그러나 이 넓은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그네들 일상의 느긋함과 숨겨진 조급함...
우리는 견뎌내기 힘든 답답함...
정답이 없는 것이 인생사이듯...
저마다 다름 속의 장단점들... 
짧은 시간이지만 떨어지니 보이는 것들이 많다.
 


집에 와서 만들어 먹는 오이 김밥에 김치찌게...
왜이리 맛나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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