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 성묘를 하러 갔다.
추석은 보름 정도남았지만 벌초 상태도 궁금하고
명절 아침이면 친척들로 북적여 눈도장만 찍고 제대로 인사도 못했던
근처 시이모님도 뵙고 올 작정이었다.
한 시간 남짓 거의 도착할 때쯤 반가운 얼굴의 플래카드가 보인다.

아~~ 우리 유빈 양이 여기 송산초등학교 다녔구나...ㅎㅎ
이번 올림픽 때 바나나 먹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다부져 보여서
많이 응원했던 신유빈 선수가 이곳 송산 출신이었다니...
우리랑은 상관없지만, 이곳은 신 씨 집성촌이기도 하다.
아닐 수도 있지만 걸러 걸러아는 집 신 씨마을 자손인가 해서 더 반가웠다.
어쨌거나 신유빈 퐈이팅!!!



논 앞에 작은 야산이 우리 집 선산이다.
지금은 여러 히스토리를 거쳐 부모님 두 분만 모셔져 있다.
매번 4형제가 모여 벌초하곤 했는데..
올해는 벌초 행사가 없었다.
형수님 할 것도 없어요, 제가 간단히 정리하면 되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지난달 제사 때 막내 시동생이 말했었다.
입구에 들어서니 벼가 익어 노랗게 물들어 있어야 할 이곳이 흙으로 덮여 있다.
산소 코앞까지 땅이 다져지고 있었다.
땅 주인이 바뀌어 아마도 타운하우스가 들어설 것 같다고 한다.
한해 한해 시골의 변화되는 모습이 가히 무서울 정도의 속도다.

주변이 어수선해서 힘드셨겠어요....ㅠㅠ
남편과 간단히 술 한잔 따르며 인사드리는 맘이 편치 않다.
그러잖아도 큰 애비 얼굴 본 지 오래되었다고 했는데... 어서 와라~~~
구부러진 허리에 반가운 얼굴로 시이모님과 외사촌 시동생이 우리를 맞으신다.
연락도 안 하고 아침 일찍 두 시동생이 와서 부랴부랴 애벌 초만 하고 간 모양이다.
논이 바뀌어 집이 들어선다니..
왠지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내는 기분...
들어내고 싶진 않아도 이심전심 다들 불편하겠지....

다들 비슷하겠지만 ...
성묘하러 가서 가만히 앉아만 있다와도 힘을 얻곤 한다.
친정 부모님도 시부모님도 안 보이는 곳에서 항상
우리를 응원해 주고 지켜봐 주실 거라는 편안함과 믿음이 있다.
오늘은..... 위로만 받고자 했던 이기심이 부끄러워지는 날이다.
성묘.....
많은 감정들이 교차한다.
담주엔 울엄마 아부지 성묘도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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